공들여 만든 음악 히트해도 '남 좋은 일'

수익 대부분 음반판매 의존…시장불황으로 제작자들 가요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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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위기의 대중음악, 세번째 시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요는 꾸준히 발표되고 히트곡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왜 베테랑 제작자들마저 가요계를 떠날 형편이라며 고개를 내젓는 걸까요?

최효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HOT와 SES, 신화 god에서 보아까지, 시대를 이끈 인기가수들을 모두 키워낸 정해익 씨.

앨범 판매량이 1백만 장이 넘는 인기그룹만도 여럿을 배출한 대표적 제작자입니다.

그러나 지난해말 소속가수인 '헤리티지'가 내놓은 앨범은 불과 5천 장밖에 팔리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습니다.

[정해익/스타애비뉴 엔터테인먼트 대표 : 최악인거 같아요. 현재 2-3년 사이로 제작자들이 한 50% 이상이 업계를 떠나지 않았나 싶어요. 연간 500-600장 정도의 앨범이 나온다고 보면 90%가까이가 손익을 못 넘긴다고 봐야죠.]

수익의 대부분을 음반판매에 의존해온 제작자들에게 디지털 시장은 재앙에 가깝습니다.

2001년 4000억 원에 가까웠던 음반시장 규모는 2005년 4분의 1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10만 장을 넘겨야 수익이 나는 음반판매는 2001년 80장이었으나 2005년에는 불과 17장에 그쳤습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으나 실제로는 10%에도 못미치는 수익배분 구조 때문에 새로운 음악을 만들 자금확보조차 어렵습니다.

이승환, 노이즈, 클론, 이기찬의 히트음반을 만든 또 다른 음반제작자 김동준 씨.

김 씨는 가혹한 시장환경도 문제지만 가요가 한 번 소비하고 버리는 일회성 상품이 돼버린 현실때문에 제작의욕을 상실했습니다.

[김동준/J's 엔터프라이즈 대표 :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판로가 생겼지만 결국은 음반을 만드는 제작하고 노래하는 가수한테는 돌아오지 않아요. 이통사는 유통매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죠.]

20년 가까이 가요계를 이끌어온 이들은 절망적이지만 떠나간 음악팬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정해익/스타애비뉴 엔터테인먼트 대표 : 새로운 가수를 또 만나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서 대중들하고 공감을 하고 그 음악이 사랑을 받아서 공연장에서 호흡을 같이 하고 그럴때 쾌감이나 그런것은 정말 잊을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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