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2006년 정치권 "말, 말, 말"

국민에게 '공감보다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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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나라의 높은 분들은 유난히 말이 많고 정작, 불경기에 힘든 서민들이 오히려 말없이 차분했던 한 해 같습니다. 2006년 우리 정치권이 쏟아낸 숱한 말들은 국민들의 공감보다는 한숨만 자아냈습니다.

2006년 정치권의 '말,말,말', 진송민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노무현/대통령(민주평통 연설, 12월 21일) : 모든 것이 노무현이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흔들어라, 이거죠, 흔들어라, 쟤, 저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막말을 잘하지만 좋은 말도 많이 한다", 자신의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연초 임기발언을 시작으로,

[노무현/대통령(출입기자들과 산행, 2월 26일) : 대통령 임기 5년이란 게 좀 긴 것 같아요.]

"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짖었다"는 도박성 게임 파문에 대한 뒤늦은 토로에다,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게 없다"는 직설적인 항변까지, 하지만 노 대통령은 "앞으로 할 말을 다할 생각"이라며 '더 많은 말'을 예고했습니다.

올 상반기 정치권에서는 '골프와 테니스' 앞에 '황제'란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이계진/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 국무보다 골프를 더 좋아하는 이해찬 총리는 골프를 계속 치도록 해드리는 것이 국민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김한길/열린우리당 원내대표 : 이건 시장이 자리를 내놓고 이민이라도 가야할 사건 아닙니까?]

[이명박/당시 서울 시장 : 테니스 이외에는 어떤 얘기도 오고간 일이 없었습니다.]

5.31 지방선거, 위기의 여당은 전직 장관들을 대거 후보로 내세우며 안간힘을 썼습니다.

[진대제/당시 열린우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 신상품은요, 저 자체가 신상품입니다.]

하지만 테러를 당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전은요?"란 병상의 말 한마디에 여당은 격전지 대전에서까지 지면서 연전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7.26 재보선 승리로 복귀한 대통령 탄핵사태의 주역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조순형/당시 재보선 당선자 : 절해고도(외딴섬)에 유배됐다가 해배돼(풀려나) 돌아온 선비의 기분이 이렇지 않겠는가.]

정치권의 말들은 올해도 실언과 극언 사이에서 춤췄습니다.

[김용갑/한나라당 의원 : 광주는 완전히 해방구였습니다. 주체사상 선전물이 거리에 돌아다니고, 학교교육 현장에서까지 사상교육이.]

여기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최연희 의원은 "술집 여주인으로 착각했다"는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놨고,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세금폭탄이라고들 하는 데 아직 멀었다"는 발언 때문에 여당 의원들에게서도 비난받는 곤욕을 치렀습니다.

문광부 차관에게 "배 째드리죠"라고 했다는 폭언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실제 발언이 있었는 지, 또 있었다면 누가했는지는 끝내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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