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 개최

기념식 장애인단체 플래카드 시위로 3분간 중단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세계 인권선언 58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8일 정부중앙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인권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명숙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으며 홍보영상물 상영과 훈·포장 수여, 축사, 세계인권선언문 낭독, 기념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임기란(76.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전 상임의장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이, 곽병은(53) 원주교도소 보건의료과장에게 근정포상이 각각 수여됐다.

임기란씨는 "1980년대 중반 학부모들이 똘똘 뭉쳐 투쟁한 게 오늘까지 오게 됐다"며 "처음에는 교도소 앞에서 맹수처럼 싸우곤 했지만 지금은 여러 분들 앞에서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는 걸 보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협의회와 민주사법국민연대, 한센병보상청구소송 일본 변호인단, 국방부 김의식 중령과 경찰청 이승규 경위 등 등 15개 개인 및 단체가 인권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행사 도중 기념식에 참석했던 장애인 단체 소속 활동가와 장애인들이 예고없이 시위를 벌여 기념식이 3분여간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기념식에 참가했던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관계자 등 10여명은 한명숙 국무총리의 축사가 시작되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 내용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펼치며 구호를 외쳤으며 연단에 올라가려다 경찰과 경호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우리가 주최한 행사이고 이들도 우리의 일원이니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나섰고 장애인들은 경찰에 연행되지 않은채 밖으로 나간 뒤 해산했다.

한명숙 총리는 이에 대해 "오늘 장애인들이 한 이야기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들어야 한다. 장애인의 인권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축사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각종 차별의 시정을 통해 인권 증진에 기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여성과 장애인,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보호가 미흡하고 인권침해 관행이 뿌리 깊다"며 "차별과 탄압 없는 자랑스러운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 10일 유엔 총회에서 국제사회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실현을 위해 모든 국민과 국가에 대한 공통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채택, 선포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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