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칼럼] '나만의 꿈'을 찾자


동영상 표시하기

어제(16일) 수능을 본 조카가 말했습니다.

"오늘 하루 밤 만이라도 맘 편하게 자고 싶어요. 고 3 내내 악령에게 쫓기듯 불안했거든요."

제가 고3 때도 잠 한번 실컷 자보는게 소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전·후기대학에 모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대학에 떨어진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시험성적에 학교를 맞추느라 그 때 지원했던 전공 학과는 제 관심과 적성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학교만 좋으면 됐지 무슨 관심이나 적성까지 따지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얼굴이 모두 다르듯 사람들은 제각기 독특한 기질과 재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낙타는 사막에서, 호랑이는 산에서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 본인도 즐겁고 보는 이도 행복합니다.

낙타가 산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즐겁기는커녕 항상 불만일게 뻔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무 사이를 누비고 다닐 수도 없고, 나무에 오를 수도 없으니까요.

사막에선 모두가 부러워할 물 저장용 혹도 산속에서는 방해가 될 뿐입니다.

제가 고3때 원하지 않는 과에 덜컥 합격했다면 저는 아마 지금도 산 속의 낙타로 살고 있을테니, 정말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어제 수능치른 수험생 여러분은 곧 학교와 전공을 선택해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능력의 최대치가 나오는지, 생각만 해도 마음 설레는 일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고려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 사막의 낙타, 산 속의 호랑이처럼 제자리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내 조카를 비롯한 전국의 수험생과 그 부모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한비야/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