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대부분 젊은이들에게는 오늘(11일)이 과자를 선물하는 날이지만, 농민들에게는 제11회 '농업인의 날' 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방 파고가 휩쓰는 농촌의 현실은 우리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도 흔들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비닐하우스에 호박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가격이 너무 떨어져 팔아봤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호박 한 상자에 2천 원, 인건비라도 건지려면 6천 원은 돼야 하지만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조성민/농민 : 기름값도 비싸고 엄두도 못내요, 진짜 인건비도 안 나오고...]
정부가 공식 지원하는 후계 농업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후계 농업인 지남수 씨.
쏟아지는 수입 농산물에 가격 폭락이 겹쳐 정부융자금 5천6백만 원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습니다.
[지남수/후계농업경영인 : 농사는 열심히 지었습니다. 그러나 부실 채무자가 됐는데, 농사 열심히 진 것이 무슨 죄가 됩니까?]
더욱이 융자금의 연대보증 제도는 후계농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나면서 전문 농업인력인 영농후계자 신청도 지난 2001년 이후로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6년 전 4천6백명이었던 전국의 신규 후계 농업인 수는 올해는 1천명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두영/충남 부여농업경영인 회장 : 농촌이 세계화, 개방화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가격 경쟁력 면에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전문 농업인을 꿈꾸는 후계 농업인들의 연쇄 도산.
개방에 맞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우리 농촌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