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의 주요 사찰과 명승지에서 도난당한 문화재를 사들여 숨겨온 혐의를 받고 있는 사설 박물관장과 골동품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 후기 학자 면암 최익현 선생의 문집인 '면암집'.
사찰 법당에 놓이는 불화, 영산회상도.
이처럼 가치를 따지기 힘든 고서와 불상, 탱화 등 도난 문화재 250여 점이 경찰에 압수됐습니다.
[소재구/국립고궁박물관장 : 통일신라, 고려 초 석탑중에 5% 이내에 들어가는 탑에만 존재하는 문양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90년대부터 도난 문화재 250여 점을 사들여 은닉해온 혐의로 사설박물관장 51살 문모 씨 등 6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도난 문화재를 사들인 사람 중에는 인간문화재도 끼어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렇게 몰래 사들인 도난 문화재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박물관에서 직접 전시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도난당한 문화재가 시가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향엄 스님/한천사 주지 : 반가운 표현을 어떻게 하겠어요. 한편으로는 걱정이 돼요. 이 좋은 그림을 또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경찰은 도난 문화재는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수년간 은닉되는 경우가 많아 적발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한해 도난당한 문화재는 2천 531점.
일부의 잘못된 욕심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망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