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프랑스의 지단과 포르투갈의 피구, 희비는 엇갈렸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동갑내기 두 스타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주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단과 피구는 지난 유로2000, 4강전에서 적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지단이 페널티킥 골든골로 승자의 미소를 지을 때 피구는 울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둘은 친구가 됐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함께 했습니다.
피구가 주면 지단이 넣었고, 피구가 막히면 지단이 늘 옆에서 도왔습니다.
어느덧 34살, 동갑내기 콤비는 마지막 은퇴무대에서 다시 적으로 만났습니다.
나란히 주장 완장을 차고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습니다.
지단의 화려한 개인기.
피구의 질풍같은 돌파.
서로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격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습니다.
지단은 다시 한 번 회심의 페널티킥으로 환호한 반면, 피구의 마지막 희망을 싣고 날린 헤딩 슛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습니다.
승부가 끝나는 순간, 지단은 피구를 찾아와 꼭 안으며 위로했습니다.
피구도 더이상 울지 않았습니다.
지단은 피구의 유니폼을 입고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적에서 동지로, 다시 적으로.
서로 경쟁하며, 격려하며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두 스타의 마지막 승부.
명암은 엇갈렸지만, 축구팬들에게 지단과 피구는 모두 승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