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밀린 휴가비를 달라는 퇴직 직원에게 회사가 성인 네 사람 무게의 동전 더미를 떠안겼습니다. 지난 달 익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아무리 미워도 그럴 수 있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인천의 한 지구대.
두 남자가 무거운 자루들을 지구대 안으로 옮깁니다.
자루 속에는 동전 9만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인천의 한 모래 채취 업체에서 일하다 지난 해 퇴직한 정용실씨가 받은 밀린 휴가비입니다.
업체는 10원, 50원, 백원짜리 동전만으로 백71만 4천원을 지급했습니다.
10원짜리 동전 14자루, 50원짜리 9자루, 백원짜리 1자루, 모두 24자루입니다.
가장 가벼운 10원짜리 한 자루가 10kg.
어림잡아도 2백40kg이 훌쩍 넘습니다.
정씨는 퇴직한 뒤 인천해양청에 진정서를 두 차례나 제출한 끝에 겨우 돈을 받아냈습니다.
[정용실 : 황당하지요. 진정서를 내서 고발했다는 오해에서 감정이 상한 거죠.]
정씨는 고민 끝에 경찰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박대근 순경/인천중부경찰서 신흥지구대 : 성인 남자가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엄청 무거운 양이었고, 혼자서는 도저히 운반할 수 없는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정씨는 경찰에 사정을 말해 양해를 구하고, 이 무기고에 동전을 하룻동안 보관했습니다.
업체측은 진정을 낸 정씨가 괘씸했다고 항변합니다.
[업체 관계자 : (갑자기) 해양수산청에서 용지가 날아온 거예요. 진정서를 이렇게 냈다. 조정에 들어가는데 그쪽에서 계속 요구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예요.]
지난 달에도 전북 익산에서 여성 근로자 3명이 퇴직 1년 7개월만에 퇴직금 가운데 160만원을 10원짜리로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아무리 미워도 어떻게 그럴수 있냐는 항의글 수백 건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