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7년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 대통령이 이렇게 난색을 보이니까 검찰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도청 파문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그동안 도청테이프에 들어있던 지난 97년 삼성그룹의 대선자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검찰은 짐을 덜었다는 듯 홀가분한 표정입니다.
물론 검찰 지휘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일체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김종빈/검찰총장 : (대통령께서 97년 대선자금 수사 적절치 않다고 하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도청파문 수사팀 역시, "수사 담당자로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대체로 일선 검사들은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도 수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시의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틀 전만 해도 강한 검찰론을 내세워 수사의지를 밝혔던 천정배 법무장관도 어제(24일)는 대통령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천정배/법무장관 : 대선자금 수사를 하겠다는, 사실은 수사를 할 수도 없는거죠. 어제 제가 말씀드린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제 대통령의 발언으로 일단 검찰의 수사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