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소명의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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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일하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요즘 기업들의 하소연입니다.

일자리를 찾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우상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기 586년에 세워져 천4백년이 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일본 기업입니다.

'공고' 가문이 이끌어온 이 사찰 건축 전문 회사는 창업 이래 사택을 늘 본사 건물에 둘 만큼 일을 삶 자체로 여겨왔습니다.

[공고 마사카즈/'공고구미' 제40대 대표 : 기술 향상을 게을리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회에 대한 책임이자 공헌이라고 여긴다.]

일본 사카이시에는 몇 백 년된 방식을 고수하는 칼 제작소가 서른 개가 넘습니다.

[이케다 칼 제작 장인 : 대량생산된 칼을 꺼려하는 프로 요리사들을 위한 칼을 만듭니다.]

큰 돈벌이도 안 되고 고되지만 후계자가 끊이질 않습니다.

[모리나가/칼 제작 전수자 : 사용하기 쉽고 좋은 칼을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전통방식을 고수해서...]

일본은 3백년 전 직업학교인 회덕당을 세워 일본식 직업의식과 윤리를 확립했습니다.

[유아사/오사카대 철학과 교수 : (회덕당은) 바른 길, 정의를 행하면 이익이 반드시 뒤따라 온다고 당시의 상인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일본 재계는 학계와 함께 이런 전통 직업 윤리를 이어가려고 애씁니다.

[가시와기/오사카대 철학과 학장 : (전통 직업윤리를) 잊으면 일본 경제의 저력을 잃게 된다는 점을 일본 기업들에 회덕당 교육을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직업 윤리 교육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조사 결과 초등학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직업 선택의 기준을 '돈'으로 꼽을 정도이며 대부분 직업 교육을 받아본 일도 없습니다.

[허경회/한국윤리경제연구원 원장 : 일과 일자리에 대한 직업윤리 교육이 없다 보니 상층부부터 일반 직장인까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의 도덕적 해이는 근로의욕까지 해치게 됩니다.]

전통과 문화가 다른 우리가 일본의 직업윤리를 그대로 본 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직업을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소명으로 생각하고 존경하는 마음, 거기서 나오는 저력은 분명 배울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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