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번 부실 도시락 파문은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일단 실시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졸속 행정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서쌍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겨울 방학을 불과 한달 앞둔 지난 11월, 정부는 무료 급식학생을 6배 이상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일선기관에서는 많게는 수만명씩 되는 급식 대상자와 배달망을 마련하느라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기초자치단체 직원 : 우리 시는 (대상자가) 5배가 확대되니까 당황스럽죠.]
예산은 한푼도 없이, 의욕만 무성한 졸속 정책, 문제가 처음부터 예고돼 있었던 셈입니다.
정부는 예비비 25억원을 급히 끌어 쓰기로 했지만 결식 학생 1명당 1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급식비 50%를 지원해야 하는 자치단체도 돈을 구하느라 몸살을 앓았습니다.
[박정자/전남 여수시 과장 : 추경예산 확보하기로 하고, 급식 업체에 협조를 요청해서 급식에는 차질이 없습니다.]
빵 한덩이, 단무지 몇조각으로 표시되는 아이들의 도시락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정성이 빠져 있었습니다.
이런 졸속 행정 때문에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당초 좋은 정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또 다른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