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정수기에서 나온 수돗물을 만병 통치약이라며 한 상자에 수십만원씩 받고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인 셈인데 문제는 그 대상이 대부분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란 사실입니다.
기동취재,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주택가, 사람들이 속속 몰려듭니다.
실내를 가득 채운 노인들은 줄을 서 물을 받느라 바쁩니다.
무슨 물일까? 개발자라는 사람이 나와 첨단 기법으로 개발한 '액상 신물질'이라고 선전합니다.
[자칭 '신물질' 개발자 : 물은 한 글자죠? '액상 신물질'은 몇 글자에요? 다섯 글자잖아요. H2O가 아니라, H2O36까지 나오는 물질이에요. 고농축 산소가 들어있죠.]
이어 이 물질의 효능을 강조합니다.
[액상 신물질로 현대 의학에서 해결 안 되는 거의 모든 것 다 고쳐요. 암, 고혈압, 당뇨, 디스크, 중풍 등 다 고칠 수 있어요. 물로써.]
만병통치약이라는 얘깁니다.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간 취재진이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업체 브로커 : (얼마예요?) 1리터 우유병에 4만원, 한 박스 40만원, 10개들이.]
잠시 뒤, 식약청 관계자들이 들이닥치자 거세게 저항합니다.
사무실 내부를 들어가 봤습니다.
첨단 신물질 제조 시설은 온데간데 없고, 수도 꼭지에 정수기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저건 뭐예요?) : 저기서 나오는 물질 그냥 공짜로 먹어도 다 암이 나아.]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장이 허황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대윤/인하대 화학과 교수 : O2에서 산소가 많은 오존 같은 것은 있을지 몰라도 H2O36같은 물질은 있을 수 없습니다.]
확인결과, 이들이 액상 신물질이라고 선전한 물질은 수돗물을 일반 정수기로 거른 물이었습니다.
이 물을 한병에 4만원씩, 한달치 120만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식약청은 이 물질을 압수해 유해성 여부를 검토한 뒤 경찰에 고발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