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재대비 시스템 여전히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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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행히 사람이 크게 상하지는 않았지만 대형 사고 때마다 지적돼 온 문제점들이 이번에도 드러났습니다. 안전불감증은 정말로 치료가 불가능한 고질병인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가장 큰 문제점은 불이 났는데도 기관사가 전혀 알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전동차는 불이 붙은 채 7호선 철산역으로 들어섰지만 혼자였던 기관사는 불이 난 사실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승객들은 비상벨을 누르고 화재 사실까지 알렸지만 전동차가 철산역에서 4분 남짓 머무르는 동안 역측의 대처도 미흡했습니다.

열차를 통제하는 중앙 사령실도 기관사 보고만 듣고 불이 붙은 전동차를 그대로 출발시켰습니다.

[김택수/도시철도공사 중앙사령실장 : 철산역에서 빼달라고 해서 뺀 거고, 광명역에서 보니까 실질적으로 화재가 확인돼서.]

진화 시스템도 큰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처음 불을 발견하고 끈 사람은 다친 윤순자 할머니.

역무원들은 광명역에서야 달려들어 진화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제대로 끄지도 못해 불길은 되살아 났고 열차는 종점인 온수역에서는 불이 더 커지면서 전동차 3량이 모두 탔습니다.

허술한 화재 대비 시스템과 함께 불에 잘 타는 내부 재질의 문제점도 여전했습니다.

지난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서 교훈을 얻었지만 오늘 불이 난 전동차는 아직도 불연재로 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불연 의자로 미처 교체되지 못한 천 의자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지하철 내부는 완전히 녹아 내렸습니다.

허술한 위기 관리 때문에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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