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전통가구 숨결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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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60년 넘게 우리 전통가구를 만들어 온 가구장인이 있습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가구에서는 멋을 넘어선 어떤 철학이 느껴집니다.

테마기획,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장성에서 목가구를 만드는 80살 설석철 옹.

17살 때 어깨너머로 가구 일을 배운 이래 나무와 함께 한 인생이 60년을 넘었습니다.

[설석철/80세 : 빨리 만들어서 보고 싶어, 내가 만든 건데도. 축구선수가 (골을) 탁 넣으면 기분 좋잖아요?]

한 때 유행에 밀려 위기를 맞기도 하고 작업을 하다 한쪽 시력을 잃기도 했지만, 예나 이제나 나무를 대하는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설석철/80세 : 톱질 한 번 하고 하나 맞출 적마다 머리카락 하나만큼까지도 제대로 맞게 해달라고 소원을 하지요.]

지난 2001년에는 실내 가구를 만드는 무형문화재 '소목장' 기능보유자가 됐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을 둘째 아들 44살 설연운 씨도 벌써 경력 20년 차의 능숙한 목가구 장인입니다.

맞춰보고 다시 깎고, 마음에 흡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되풀이합니다.

아버지는 작업할 때만은 엄격한 스승입니다.

[설석철/80세 : 뒤쪽과 안쪽 그렇게 할 공력 있으면 앞쪽이나 잘 하지.]

동백기름을 먹여 나뭇결을 살려내면 겸손한 윤기가 흐르는 애기장이 완성됩니다.

대량으로 뚝딱 만들어내는 가구가 아니라 느린 손길이 스민 전통 가구.

그 은은한 모양새와 소박한 멋은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설옹 부자의 삶과도 닮아 있습니다.

[설연운/44세 : 평생 쓰고 대물림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어설프게 만들면 안되죠.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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