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 사람 앞에 평균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린 뒤, 태연히 떼먹고 달아났다. 대출 사기범들 얘기가 아닙니다. 해외 이미자 열명 중 한 명이 이런 사람들이고, 이들한테 떼인 돈만 연간 1조원에 가깝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이민 박람회는 늘 만원입니다.
불황, 취업, 교육 등 각종 이유로 지난 90년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로 이주한 사람은 7만9천여명.
금융감독원은 이 가운데 8.7%인 6천9백여명이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빌린 뒤 갚지않고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들한테 떼인 돈은 모두 8천39억원, 1인당 평균 1억 2천만원을 떼먹은 셈입니다.
빚을 진 사람이 이민을 준비하는 지 금융기관들이 사전에 알 길이 없고, 특히 출국 예정자에 대해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빚을 갚지 않고 출국해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금융당국은 따라서 임시방편으로 오는 11월 1일부터는 이민을 앞두고 환전을 신청한 사람의 채무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신의용/금감원 신용정보 실장 : 환전신청을 할 경우 해외이주자와 가족들의 인적사항이 은행연합회에 집중되서 이들에 대한 기존 대출금 사후관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신용정보 점검에 대한 근본적인 법률 개선 없이는 이런 양심 불량성 이민이 계속될 거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