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포화 속 전쟁터에서도 엄마 품이 그리웠을 소년병. 이름없이, 군번없이, 조국을 위해 싸웠건만 6.25 쉰네돌이 되도록 그들의 희생을 기리는 위령탑 하나가 없습니다.
테마기획,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한스런 반백년의 세월. 호국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하지만 넋을 쉬기에는 너무나 원통한, 아니 무명의 잡초처럼 내 팽개처진 호국 용사들이 있습니다.
이름도, 군번도 없는 이른바 6.25 참전 소년 지원병.
백척간두에 선 조국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전선으로 달려 나가 산화한 15-6세의 어린 소년병들입니다.
이름모를 산하에서 자신보다 큰 총을 매고 숨져간 얼굴만도 3천 5백여 명.
참전 소년병의 80% 이상이 희생됐습니다.
[안봉근/6.25 참전 소년 지원병 : 기적입니다. 부상당해 죽지 않고서 살아 50년간 살고 있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을 위한 그 흔한 위령탑 하나 없습니다. 더구나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지도 못 하고 있습니다.
[박태승/6.25참전 소년지원병 전우회장 : 그 많은 사람들이 순국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위령탑 하나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국가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칠순의 옛 전우와 유족만이 님들을 기억하고 그 넋을 기리고 있을 뿐입니다.
[박태승/6.25참전 소년지원병 전우회장 :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그만한 예우를 하지 않으면 그 국가는 장래성이 없습니다. 누가 국가를 위해 충성을 하겠습니까?]
어머니, 저는 오늘 사람을 죽였어요. 어서 전쟁이 끝나 어머니 품 속으로 달려가고 싶어요.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찬 냉수를 실컷 들이키고 싶어요.
돌아오지 않은 그 진중 소년은 향기 잃은 들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