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간첩혐의로 겪은 8년 간의 옥살이 끝에 집으로 돌아온 지 불과 사흘. 하지만 어제(4일) 그리던 어머니의 부음을 들은 로버트 김씨는 넋을 잃었습니다.
테마기획, 워싱턴 김성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출소 석달전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로버트 김씨에게는 어머니와의 재회가 마지막 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원은 집에 돌아온지 사흘이 채 못돼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이제 아들이 풀려났으니 어떻게든 얼굴을 봐야겠다던 어머니.
[로버트 김 : 잘있지. 가봐야될텐데 사정이 그렇게 안되는구나. ]
옥살이 8년 동안 애타는 속을 끝까지 감추고 늘 아들을 격려해 준 어머니였기에 회한은 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로버트 김 : 나는 너를 안다. 그럴 사람이 아니다. 너를 믿는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국허가를 신청해봤지만 당국의 대답은 싸늘했습니다.
[로버트 김 : 외국에 가는건 불가능하다고...]
김씨는 결국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 마저 낡은 사진으로 임종해야 하는 불효자가 돼버렸습니다.
다음 달 27일 가석방돼서 한국 땅을 밟더라도 무슨 면목으로 부모님 묘소를 찾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김씨는 발목에 찬 감시장치는 한달 남짓 뒤면 풀 수 있게 됐지만 부모의 임종을 모두 하지 못한 멍에는 평생 안고 살아야 할 것 같다며 말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