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밀수 수사를 한다며 검찰과 세관이 차일피일 2년을 허송하는 바람에 중국산 수입 한약재가몽땅 썩었습니다. 결국 국가가 중국 회사에 거액을 물어주게 됐습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국화과 다년초인 '삽주'의 뿌리로 '백출'이라고 불리는 한약재입니다.
소화 기능을 돕는다고 해서 중국에서 많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정종훈/약재상 : 십전대보탕에 들어가는 기본약재입니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죠.]
국내 모 제약회사도 지난 99년, 중국에서 백출 7톤을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수입 과정에서 밀수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6톤 가까이 인천 세관에 압수당했습니다.
압수된 백출은 창고와 야적장에 보관됐습니다.
[제약회사 관계자 : 상식선에서 보관해야지, 야적을 해서 똥, 먼지 다 들어가게 관리해서는안되죠.]
1년 뒤, 인천 세관은 밀수 혐의를 수사하던 인천지검에 세 차례나 약재가 썩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했지만, 담당 검사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압수된지 2년이 지나서야 밀수 혐의는 무혐의 처리됐고, 압수됐던 백출도 통관이 허가됐지만 이미 썩어서 사용할 수 없게 된 뒤였습니다.
수출대금을 못받게 된 중국의 수출업체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세관과 검찰의 압수물 관리 잘못으로 약재가 못 쓰게 됐다"며 국가는 1억 2천여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세관과 검찰의 무책임한 일처리로 소중한 국고가 낭비된 것은 물론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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