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가뜩이나 기름 값도 비싼데 이젠 저질 가짜 기름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그냥 품질이 좀 떨어진다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 몸과 기계에 모두 위험하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김태훈 기자의 집중취재입니다.
<기자>
서울 응봉동의 한 석유 판매업소.
유조차를 10여대나 굴릴 정도의 대형 업체입니다.
가정용 석유 판매업체와 다를 바 없는 곳이지만 지하 저장탱크에는 공업용 석유가 가득합니다.
이 업체는 지난 5년동안 가격이 가정용 석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공업용 석유를, 가정용이라고 속여 팔아 백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붉은빛을 띠는 가정용 석유와 달리, 노란빛을 띠는 공업용 석유는 매연 정화 시설을 갖춘 공장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면 실내외로 매연이 그대로 뿜어져 나와 질식할 수도 있습니다.
[고영균/산자부 석유산업과 : 기준에 맞지 않는 석유제품이나 가짜 휘발유를 사용하면 차량과 보일러 뿐만 아니라 인체와 대기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
올 들어 이처럼 가짜 기름을 만들다 적발된 업체는 150여곳, 발생한 화재도 10건에 달합니다.
어젯(26일)밤 9시 20분쯤 서울 행당동에서는 유사 휘발유를 싣고 가던 2.5톤 트럭이 전소됐습니다.
트럭 배터리에서 발생한 불꽃이 유사 휘발유로 튀어 불이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경부고속도 천안휴게소 부근에서 추돌 사고를 당한 트럭 안에 있던 유사 휘발유에 불이 붙어 트럭 두대가 불탔습니다.
경기불황에 기름값까지 폭등하면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유영희/세탁소 사장 : 기름값으로 인해서 몸만 고달프게 힘들고, 일한 만큼 소득은 없고....]
[최길호/주유소 직원 : 많이들 불편해 하세요. 기름값이 많이 바뀌니까. 저희로서도손님대하기가 힘들고....]
고유가 시대를 사는 서민들,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석유와 도로 위를 달리는 시한폭탄 같은 유사 휘발유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