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사활건 외자유치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SBS 경제기획 2만 달러의 비밀, 오늘(2일)은 그 두번째 순서입니다. 87년 노사정 대타협으로 경제위기 극복의 토대를 마련한 아일랜드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아일랜드에 외자유치, 그 성공비결을 알아봅니다.

최대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일랜드 북서쪽, 외국계 기업들이 몰려 있는 소도시 발리나.

이 곳에 있는 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라이온 브릿지 테크놀로지의 부사장은 지난 80년대 고국인 아일랜드를 등지고 이민을 떠났던 폴 맥브라이드씨입니다.

[폴 맥브라이드/아일랜드 역이민자 : 저같은 컴퓨터 공학도들은 당시 일을 하고 싶어도 이민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80년대 중반,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 매년 4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아일랜드를 떠났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난 90년대 중반, 아일랜드만이 갖고 있는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유명 외국계 기업과 함께 일자리를 찾아 조국을 등졌던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아일랜드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IBM 등 모두 천 2백여개, 이들 외국계 기업은 아일랜드 국내총생산의 35%, 수출의 75%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자유치의 핵심에는 IDA, 즉 아일랜드 산업개발청이 있습니다.

[브랜단 할핀/아일랜드 산업개발청 : 지난 1월부터 우리는 미래를 대비해 외국계 기업에 12.5%의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입주 협상에서부터 모든 편의 제공까지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 IDA 서비스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수도 더블린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슬라이고의 새한미디어 공장, 종업원 2백명 규모의 작은 공장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 IDA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새로 넓혔고, 임직원 자녀들의 학교 입학에까지 세심한 배려를 했습니다.

[석호철/새한미디어 기술장 : 처음 오는 외국 사람들이 어떤 학교가 좋고, 어떤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지 잘 모르는데 그런 작은 절차까지도 IDA에서 도와주고 레터도 써주고 하니까 낯선 곳에서 고마운 마음이 들죠.]

새한은 또 현지인 고용을 조건으로 연구개발비의 50%, 종업원 훈련비의 100%를 돌려 받았습니다.

이런 차별화된 전략으로 아일랜드는 지난 98년에서 2000년, 10년 전보다 9배 가까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외자유치 실적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치열한 세계 경쟁에서 자신들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외자유치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여기에 아일랜드 노사정이 맺은 사회연대협약은 다국적기업 유치의 대전제인 산업평화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먼/전 IBM 국제재무회장 : 사회연대협약으로 3년간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에게는 그 사실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위치를 먼저 파악하고 그 속에서 경쟁력을 발견했기 때문에 오늘의 아일랜드는 가능했습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우리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찾는 근본에서부터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은 시작해야 합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