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학교 안 보낸다"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미적분 수학 문제를 술술 풀고, 영어 듣고 이해하기가 생활인 7살짜리 아이가 검정고시를 통해 초등학교를 건너뛰고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까요? 우리 교육제도 아래선 불가능합니다. 이 아이의 부모가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달 취학통지서를 받은 7살 송유근군.

유근이의 하루는 인터넷으로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영어 연설을 들으며 시작됩니다.

2차 방정식 정도는 쉬운 문제. 고등학생도 쩔쩔매는 미적분까지 유근이는 술술 풀어갑니다.

친구들보다 너무 뛰어나서 유치원도 '왕따' 때문에 그만 둔 유근이.

유근이가 누나를 통해 보는 학교 생활은 그다지 신통치 않습니다.

[송유근(7세) : 친구가 친구를 때리구요. 효정이 누나는 매일 시시한 숙제만 하구요. 그래서 학교가 싫어요.]

보다못한 부모는 지난 해 7월부터 영어와 수학, 천문학을 가르쳤습니다.

발레리노를 꿈꾸는 유근이에게 발레와 피아노 연습도 중요한 학습 일과입니다.

[박옥선/송 군 어머니 : 얘가 무슨 공부만 하는 것 같지만 발레, 음악회 활동을 더 많이 하거든요. 집에 있으니까 다른 애들보다 공부에 매달리는 시간보단.]

부모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당장 검정고시를 보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옥선/송 군 어머니 : 얘가 지금 들어가서 곰 한마리, 곰 두마리 세고 있어야 되니까. 편안한게 아니라 애한테는 고문일 수 있죠.]

하지만 교육당국은 의무교육을 들며 만 12살 이전의 검정고시는 불가능하다는 답만 되풀이합니다.

[박재윤/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과 : 의무교육의 취지는 지식만이 아니라 사회성을 가르치는 것으로 국민들은 누구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합니다.]

결국 유근이의 부모는 검정고시의 연령 제한을 풀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제도 유지를 위한 것인지 목적조차 헷갈리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