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간경화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어머니에게 며느리가 간을 떼어줬습니다. 친자식도 선뜻 하기 힘든 일인데, 그저 할 도리를 다 한 것 뿐이라고 말합니다.
테마기획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까칠해진 얼굴에 수술의 고통이 역력한 마흔살 진영희씨.
오늘(10일)은 시어머니에게 간의 절반을 떼어드린 간 이식 수술후 처음으로 시어머니를 만나는 날입니다.
[시어머니 : 에미야, 진짜 고맙다. 내가 한꺼번에는 못갚고 두고두고 갚아나갈게.]
시어머니 62살 최복임씨는 당뇨에 간경화까지 겹쳐 지난 해 12월 삼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이젠 회복기만 잘 넘기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시어머니 : 딸보다 낫지, 난 항상 딸이라 생각하지 며느리라 생각 안했어.]
[며느리 : 우리 어머니가 제 옆에 있어서 참 좋았어요.]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이식 조건이 맞았던 진씨는 친정 식구들이 걱정할까봐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며느리 : 나도 나중에 시어머니 되면 우리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머니가 잘해주시거든요.]
시누이는 올케가 존경스럽다고 말합니다.
[시누이 : 내가 그 입장이면 쉽게 결정 못했을텐데, 언니는 망설임없이 하겠다고 하니까...]
지금껏 170건의 간이식 수술을 해온 이 병원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간을 떼어 준 것은 진씨가 처음입니다.
서로가 있어 행복하다는 두 사람, 함께 한 15년이라는 세월이 만든 사랑입니다.
[며느리 : 어머니가 하자는 대로 하고 살 거예요. 그렇게 사는 게 꿈이죠.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