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병원 치료비 18년만에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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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기자>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들 치료비를 내지 못한채 병원을 나왔던 어머니가 18년 만에 빚을 갚았습니다. 그 사연을 테마기획에서 취재했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진주의 한 종합병원. 지난 17일 이 병원 원장실에는 현금 21만원이 든 봉투가 꽃바구니와 함께 전달됐습니다.

[정회교/병원장 : 18년 전에 4살 난 아들이 여기서 치료를 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비를 못내고 그냥 갔다는 거에요.]

돈을 보내온 사람은 사천에 사는 45살 최모씨. 20대 조카를 통해 보내온 돈은 18년 전에 냈어야 할 자식의 병원 치료비였습니다.

당시 4살 난 어린 아들은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서 놀다 머리를 다쳐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남편의 백혈병 때문에 빚까지 지고 있던 최씨에게 병원비 21만원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최모 씨 : 그냥 가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애 고모가 밖에서 부르는 바람에 짐이고 뭐고 다 두고 그냥 나왔다가 그렇게 됐어요.]

쌓인 빚 5천여만원을 차례 차례 갚는데 10년 넘게 걸렸고 그 사이 남편은 세상을 떴습니다.이번에 갚은 병원비 21만원이 마지막 남은 빚이었습니다.

[최모 씨 : 못잊지요. 아들 때문에 진 빚인데 잊을 수가 있나요. 병원 앞을 지나면서도 항상 생각이 났죠.]

병원측은 최씨가 가져온 돈 21만원을 병원 직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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