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WTO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개막된 멕시코 칸쿤에서 농업 시장 개방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WTO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 소식은 멕시코 칸쿤에서 조성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 시각으로 오늘(11일) 새벽 3시쯤 세계 각국에서 모인 NGO 회원 만여명이 칸쿤 현지에서 반 세계화 시위를 벌이던 중, 한국 농업 경영인 연합회 소속 55살 이경해씨가 경찰이 친 철조망을 넘으려다 실패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가슴을 찔렀습니다.
{유진선/목격자(한국 농민 대표단) : 떨어질 것 같아서 같이 내려갑시다 하고 있는데, 전 내려왔는데 안 내려오시더라고요. 내려오는 도중에 떨어졌어요.}
근처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이씨는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심장을 크게 다쳐 두 시간 뒤 숨졌습니다.
한국 농민 대표단은, 이씨의 죽음이 세계화에 반대하는 전세계 민중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송남수/농민연대 상임대표 : 현재 진행되고 있는 WTO 제 5차 각료회의의 농업협상을 당장 중단하라.}
농민 대표단은 우선 이씨가 묵던 숙소에 분향소를 차렸으며 이씨의 장례를 세계 농민장으로 치를 예정입니다.
멕시코 당국은 사고 직후 칸쿤 시내 경비를 크게 강화했으며 NGO 들의 추가 입국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이렇게 강경 투쟁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번 WTO 농업 협상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