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이렇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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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지난해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은 수해 현장에서는 아직도 복구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복구공사에 문제가 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수해복구가 한창인 강릉 연곡천 입니다. 허물어진 수중보를 다시 쌓고 물고기 길인 어도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물고기가 다녀야 할 어도에 물이 없습니다. 어도를 만들면서 물길을 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도의 경사도 너무 가파라 작은 물고기는 올라갈 엄두조차 못냅니다.

{한동준/강원도립대 환경시스템과 교수 : 물고기와 지형의 특성에 따라 기능이 부여돼야 하는데 획일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상류로 올라가지 못해 산란기를 맞은 물고기가 사람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족대로 한 번에 잡거든요. 거기서 움직이니까... 수중보 밑에서만...}

양양 남대천 상류의 또다른 복구 현장. 수해 복구공사인지 도로 확장공사인지 분간할 수 없습니다.

이곳은 원래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산길이었지만, 공사가 끝나면 폭 10미터가 넘는 넓은 자동찻길로 변하게 됩니다.

그만큼 하천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해가 나면 더 큰 재앙을 부를 게 뻔한 일입니다.

{양양군 담당공무원 : 수해로 어차피 도로가 떠내려갔으니까 이왕 하는 거...}

{이광조/강원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수해 복구 공사를 하기 보다는 지역 주민의 민원을 해결하고자 하는 선심행정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이 수해 복구 공사는 방향이 잘못되고 있다...}

9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수해복구 공사. 생각없는 토목공사와 지역 편의주의에 자연 환경의 복원과 수해 예방이라는 큰 원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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