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2일)의 테마기획은 3.8선을 따라 국토를 횡단한 한 50대 전쟁 유가족의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태극기를 허리에 감은 채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묵묵히 걷는 유대지씨.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아흐레 동안의 여독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4백 킬로미터 여정의 끝은 임진각. 가장 반갑게 맞는 사람은 역시 아내입니다.
{이순필/부인 : 너무 고생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마지막 의식은 호국영령과 부친에 대한 묵념.
{유대지/경찰유자녀회 회장 : 저의 3.8선 횡단을 대한민국 건국의 경찰이셨던 나의 아버지 고 유귀용 경위의 영전에 삼가 바칩니다.}
{최해근/전몰군경유족회 : 전쟁반대나 남북 화해협력은 누구나 생각할수 있는 일이지만 유대지 회원은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어서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6월25일 새벽 4시. 53년전 전쟁이 터졌던 바로 그날, 그 시각, 유씨는 3.8선의 동쪽끝에서 출발했습니다.
하루에 열 시간, 4, 50 킬로미터씩 38선에 가장 근접한 길을 따라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거리에서 전단도 돌렸습니다.
{유대지/경찰유자녀회 회장 : 만나는 사람마다 다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내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가슴에 걸린 사진 한 장. 전쟁 직전 빨치산 토벌중 숨져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아버지입니다.
유씨는 휴전 50주년이 되는 이달 하순엔 또다른 행진에 나섭니다. 인천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3.8선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