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수 치과의사의 아름다운 황혼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테마기획입니다. 오늘(21일)은 40년 치과의사 생활을 마무리 하고 장애학생들을 위해 5년째 아무런 보수 없이 헌신하고 있는 한 노의사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연수동 연일학교. 360명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교 한켠에 75살 우광균 소장의 치과 보건소가 있습니다.

중3 용준이가 치료받을 차례. 겁먹은 아이를 달래는 게 먼저입니다.

{괜찮지? (네.)}

우 소장이 이 학교를 찾은 것은 40년 치과의사 생활을 마무리한 지난 99년.

이젠 남을 위해 일할 때라며 2억원이나 되는 병원장비까지 모두 기증했습니다.

하지만 굳은 결심에도 불구하고 결코 쉽지 않은 생활이었습니다.

{우광균/인천연일학교 치과보건관리소장 : 물리거나 안경을 나꿔채서 없어지거나 할퀴거나 혹은 기계를 발로 걷어 차거나 이런 건 다반사인데...}

그러다 보니 치료하는 것보다 달래기가 더 어려웠다고 합니다.

{치료는 할 수 있는데 애들이 응해 줘야지. 응해 주는 게 문제예요.}

안아주고 함께 대화하는 사이 아이들에게 우 소장은 더 이상 무서운 치과 의사가 아니었습니다.

{1년쯤 지나니까 ´아, 저 할아버지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우 소장의 정성으로 비장애학교보다 2배 이상 많았던 충치 등 구강질환은 5년만에 정상치로 떨어졌습니다.

학부모들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명순/학부모 : 눈치를 안 준다고 해도 눈치가 보이고 하는데 여기 소장님이 오셔가지고 우리 애들 데리고 병원 안 가도 되고 초기에 잡아서 이빨 안 썩고 좋죠.}

보수 한 푼 없지만 아침 9시면 어김없이 학교로 출근하길 벌써 5년째. 우 소장은 자신이 떠난 뒤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있길 바랄 뿐입니다.

{내가 죽기 전에 그런 사람이 나오면 더 좋고 안 나오면 내가 떠난 후에라도 이어줬으면 그게 내 바람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