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이라크인,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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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바그다드가 미국에 함락됐다는 소식에, 국내에 있는 이라크인들은 안타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이번 전쟁이 조국에 가져다 준 상처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김윤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쟁이 시작된 뒤 잠 한번 제대로 이룰 수 없었던 모나 교수. 바그다드에 둔 가족들과 보름째 연락이 끊긴 가운데, 바그다드가 함락됐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이 이제 절망으로 변했습니다.

{모나/외대 아랍어과 교수 : 때때로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내내 울기만 해요. 내 가족들이 모두 죽었을 생각만 하면...}

텔레비젼으로 전해오는 고향소식은 온통 믿기지 않는 일 뿐. 정든 고향이 무법천지로 변했다는 현실이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모나/외대 아랍어과 교수 : 어떻게 같은 민족을 약탈하고 죽일 수 있겠어요? 지금 이라크의 모습은 미국인들이 만들어낸 각본이라고 생각해요.}

무역업을 하는 카잘씨도 참담한 고국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머니와 부인 등 가족 대부분이 한국에 함께 있지만 그렇다고 전쟁의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독재자가 무너졌다는 기쁨 보다는 전쟁이 가져다준 상처, 미국에 달린 조국의 운명이 주는 분노가 훨씬 큽니다.

{카잘/이라크인 : 이번 전쟁은 이라크인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지 않았습니다. 아랍 사람들은 미국인들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이역만리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조국의 어지러운 사정, 국내의 이라크인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삭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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