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농업상이 담긴 '무성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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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1920-30년대 그러니까 일제시대 우리 농업은 어땠는지 어제(6일) 배재학당에서 발견된 무성 필름에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산 아래로, 농촌 풍경이 아스라이 펼쳐집니다. 한 농부가 겨우내 얼어 있던 논에 퇴비를 뿌립니다. 비좁은 논 속 쟁기질에서 지난했던 삶의 냄새가 묻어납니다.

쟁기질로 논바닥을 갈고 나면 다음은 써레질. 송아지도 어미를 따라 나섰습니다.

{김순철/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 : 쟁기질을 한 번 해준 다음에 더 곱게 땅을 고르기 위해서 써레질을 하게 됩니다.}

모 심기에 적당하도록 흙을 실은 널판지로 논바닥을 고릅니다. 노랫가락에 맞춰 시작하는 모내기. 모 묶음을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아련한 향수를 떠올립니다.

퇴약볕의 들녘에서 김매기가 한창입니다. 흥겨운 풍물 소리가 지친 어깨를 감쌉니다.

{김순철/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 : 첫 김매기를 할 때 논 가운데에서 북이나 장구, 꽹가리를 이용해서 같이 어울리면서 하는 것에 비해 논둑에 서서 하는 장면들은 저도 처음 봅니다.}

힘들었던 시절, 밭농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머리 수건을 두른 아낙이 힘겹게 밭을 일굽니다. 똥장군을 짊어진 농부는 밭으로 밭으로 걸음을 재촉합니다.

{김순철/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 : 콩을 심는 장면인데 발 뒤꿈치로 구덩이을 만들고 거기다 콩 씨앗을 넣고 바로 발바닥으로 덮는 모습입니다.}

이 필름은 당시 열악했던 우리 농촌상을 알리기 위해 선교사들이 찍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선교사가 서양 쟁기로 밭가는 시범을 보이기도 합니다.

{김순철/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 : 농사장면이나 기법들이 주로 사진자료를 통해 전해지고 있었는데 서양 선교사들이 찍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하루 일을 마친 농부는 고단한 발길을 다시 집으로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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