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강릉, 추석 경기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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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백화점이 이렇게 붐빈다고 해서 추석 경기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태풍 루사로 폐허가 됐던 강원도 강릉지역에도 명절은 어김없이 찾아 왔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손님 구경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강릉의 재래시장을 임상범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주부 김모씨는 오늘(20일) 재래시장을 찾았습니다. 내일 추석준비를 위해서입니다. 이것저것 사고싶은 것은 많지만 선뜻 손이 가질 않습니다.

{김모씨/주부}

"집이 침수돼고 경황도 없고 해서 작년에 3,4개씩 사던 것을 올해는 1개씩만 샀어요."

김씨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차례를 엄두고 못내는 집도 있고, 지내도 음식 가지수를 크게 줄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조상님도 아시겠죠. 간단히 해야죠."

그러나보니 시장만 붐비지 추석경기다운 매상은 기대도 못합니다.

{기자}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요?"

{상인}

"물난리 나가지고 제사 못지내는 사람이 많잖아요."

이물건 저물건 잔뜩 쌓아 놓은 옷가게에도 손님의 발길은 뜸합니다.

"우선 먹고 살기가 급한데 뭘 사요? 안 사요."

어시장은 급한대로 임시 어물전을 열었습니다. 굴비까지 구해 구색을 갖췄지만 손님들은 한참씩 흥정만 하다 돌아서기 일쑤입니다.

"작년보다 비싸지는 않은데 모두 돈이 없어서 그런지 제사를 안 지내는지 안 산다구."

시장을 몇 번씩 돌고도 아직 빈 가방인 할머니의 뒷모습이 수해지역의 추석경기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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