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절망에 빠졌던 수재민들에겐 이름 모를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래서 강릉의 학생들 사이엔 이런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는데요, 오늘 테마 기획에서는 이 특별한 편지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구성>
안녕하세요, 저는 강릉여중에 다니는 김가은이라고 합니다.
이번 수해로 저희집은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예전에 지은 새 집도, 아빠가 일하시던 양계장도 모두 물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느 것하나 손 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먼길을 오신 분들, 또 가까이 사는 이웃 분들, 모두 자신의 집처럼, 가족의 일처럼 저희집을 도와주셨습니다.
아무 것도 없던 저희에게 먹을것, 입을 것도 나눠주시고, 힘든 일도 웃음지으며 도와주신 덕택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그동안 살던 마을회관에서 나와 컨테이너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예전의 집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들만의 공간이 생겨서 너무 기쁩니다. 엄마도 어제 모처럼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그동안 쉬었던 학교도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두가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언제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꿋꿋이 생활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다음에 저도 여러분들처럼 꼭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망과 용기를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2002년 9월 18일 가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