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개인정보 유용해 130대 임의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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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이동통신회사가 한 사람의 명의로 휴대폰을 130개나 멋대로 개통시켜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개인정보가 도용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황당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권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회사원 32살 임씨는 며칠전, 이동전화 요금을 내지않아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임씨는 통지서의 주민번호는 자기 것이었지만 사용자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대리점을 찾았다가 더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자신의 주민번호로 등록된 휴대폰이 무려 130개나 됐습니다.

{임종윤/서울 방학동}

"얼마나 황당한지 생각해 보세요. 핸드폰이 130개나 나갔으니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 또 이러한 통지서가 날아와서 저한테 신용불량자라고 할 지도 모르고..."

해당 이동통신 회사의 해명은 옹색합니다.

{이동통신 관계자}

"이게 (당시는) 가개통건이라고 그래요. 대리점 직원이나 아니면 회사명의로 개통을 해놓은 건데, (직원들이) 자기 것을 친다고 친 것이 잘못 친 게 아닌가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실수로 임씨의 주민번호가 입력됐다 치더라도, 사용되지 않은 가개통 휴대폰때문에 왜 임씨는 요금체납자가 됐을까?

{일선 대리점}

"(97년) 12월말부터 2월 사이에 대부분 해지되거나 명의변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월이 넘어가기 때문에 정지요금이라는 게 나와요. 여기보면 70(만원)이라고 돼 있죠."

신규가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가개통된 휴대폰의 기본료와 해지료는 모두 임씨의 부담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임씨의 주민번호가 실수로 입력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의 130개 휴대폰 번호 가운데 대부분이 임씨의 과거 집전화번호나 당시 휴대폰 번호의 끝자리와 일치하거나 비슷합니다. 임씨의 개인정보가 새나갔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일부 이동통신회사들이 이처럼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유용해 가입자 수를 늘이고 선의의 시민들을 신용불량자로 내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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