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사기꾼들, "할머니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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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그럴듯한 속임수로 할머니들만 모아 놓고 엉터리 제품을 비싼 값에 파는 이른바 행사장 사기꾼들이 설쳐대고 있습니다. 수천만원 어치를 사기당한 할머니도 있다고 합니다.

기동취재 2천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청량리에 있는 한 경품행사장입니다. 할머니들 외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행사 담당자}

"남자들은 안 받아요. 들어오면 우리 장사하는데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들어가면 할머니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먼저 선물부터 돌립니다. 할머니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분위기를 돋우면서 상품선전이 시작됩니다.

"이게 건강장수 힘팔찌라고 해서 야구선수 이종범이가 차고 있는 모습도 있고, 그 다 음에 축구선수 황선홍, 일본 월드컵 축구선수 나카다."

방부제를 건강보조기구라고 속입니다.

"신비의 보석 포르말린이라고 일본서 들어온 겁니다. 요거 발에 차면 발이 낫고 팔에 차면 팔이 낫고..."

귀가 솔깃해진 할머니들이 앞다퉈 물건을 삽니다.

"천 만원 넘게 산 사람도 있어.(할머니는요?) 5백."

물건을 안사면 행사장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백화점에 거지 들어가면 경비가 쫓아내잖아요. 뻔히 생돈 나가는게 뻔한데 계속 받아 들여요? "

이곳 한곳에서만 석달새 수억원어치를 팔았습니다.

{행사장 책임자들}

"대한민국에 행사장이 지금 3천군덴데" "좀 잘하는데는 4, 5억 하고 10억 넘는 사람도 있나 봐요."

서울 제기동에 사는 김모 할머니는 이곳에서 화장품과 주방용품 등 2백만원 어치를 샀습니다.

{김 모 할머니/피해자}

"독일제라구 해서 샀는데 집에 가서 보니가 아니더라구..인천에 공장이 있구"

김 할머니는 돈 씀씀이가 커졌고 자식들과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 모씨/피해자 아들}

"점점 어머니가 사오시는 물건의 양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몇 번인가 얼굴 붉히면서 싫은 소리했죠."

노인들의 흐려진 판단력을 이용하는 얄팍한 상술에 할머니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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