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5년간 돌보는 '사랑의 미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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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5년을 하루같이 노숙자들을 찾아가 이발을 해주는 주부 자원 봉사자가 있습니다. 봉사를 통해 베푸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합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아침상을 치우자마자 이인옥씨는 바삐 집을 나섭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씨가 어김없이 출근하는 곳은 노숙자들의 보호소 '자유의 집'입니다.

오전 10시, 작은 이발소의 문을 열면 기다렸던 노숙자들이 한명씩 의자에 앉습니다.

"거의 흰머리군. (염색)약이 있으면 가져오세요. 제가 발라드릴 테니까."

꼼꼼한 솜씨에다 다정다감한 성격때문에 자유의 집 식구들은 대부분 무료 이발소의 단골 손님이 됐습니다.

{박정선/자유의집 입소자}

"한사람 한사람 친구가 되주고, 또 머리도 깎아주고 마음의 문들을 열게끔 해주니까..."

이인옥씨가 처음 자유의 집을 찾은 것은 지난 98년 12월이었습니다. IMF경제 한파로 노숙자들이 유난히 많았던 겨울이었습니다.

남을 도우며 살고 싶어 뒤늦게 배운 이용 기술이 노숙자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인옥(46)/봉사자}

"여기 계신 분들 좀 지저분 하고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봐요. 왜냐면 사람 속에 있는 그런 것들이 훨씬 더 지저분하고 그러지 외모로 나타나는 것들은 외모 같은 것은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이..."

2년 전에는 따로 미용실도 차렸지만 봉사하는 시간을 줄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인옥(46)/봉사자}

"이분들한테 저는 많이 배워가요. 어떤 때에는 제가 가진 것에 대해서 너무 부끄러울 때도 있고 사실 그래요. 그냥 없는 분들이 막 나눠주기를 원하고..."

오후 4시가 되서야 자유의 집을 나와 자신의 미용실로 갑니다. 노숙자들에게 봉사하면서 오히려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마음은 더없이 포근해 진다고 이인옥씨는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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