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18일) 패배에 이탈리아 국민들이 할 말을 잊고 있습니다. 36년전 북한에 이어 또 한국에 졌다며 상처받은 자존심을 달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 표정, 장현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악몽 재현, 이탈리아 방송들은 일제히 오늘(18일) 패배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전력 우세를 굳게 믿었으나 남은 것은 실망이었습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축구팬들은 이탈리아팀의 패배가 확정되자 야유를 던지며 실망스런 표정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이탈리아 축구팬}
"너무 느렸습니다. 한국팀을 이긴다는 것은 애초 힘들었습니다."
{페베리가/축구팬}
"한국팀이 엄청나게 빨랐는데, 우리가 제대로 대처를 못해 졌습니다."
다른 패배국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는 기다렸다는듯이 감독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고 선수기용에 대한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혈질의 이탈리아 팬들을 피해 응원마저도 한적한 한식당에서 해야했던 교민들은 그동안의 한을 모두 날려보낸듯 기뻐했습니다.
세리에 A에서 안정환 선수가 차별받았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오늘 승리가 교민들에게 가져다 준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로마 거주 교민}
"못한 말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시원합니다."
이탈리아인들은 지금까지 한국축구하면 36년전 월드컵에서 수치스런 패배를 안긴 북한선수 박두익의 이름을 떠올려 왔습니다.
오늘 경기로 한국인의 이름을 잊게되기를 바랐던 이탈리아인들은 훨씬 더많은 한국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