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선 명장' 히딩크 감독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한국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명실공히 한국의 영웅이 됐습니다. 특유의 뚝심과 냉철한 지도력으로 거친 이국 생활과 큰 부담을 이겨내고 역시 세계적 명장임을 과시했습니다.

박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4일)은 한국축구의 날이자 거스 히딩크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안락한 길을 버리고 선택한 먼 이국땅의 험난한 도전에서 끝내 승리한 것입니다.

1946년, 네덜란드 Wisch에서 태어난 히딩크는 젊은 시절 고국 프로팀에서 그가 키워낸 한국 팀의 김남일 선수처럼 만능 미드필더로 활약했습니다.

비교적 평범한 선수시절을 보낸 그는 85년부터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세계적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유명팀들이 모두 그를 원했지만 한국 축구계의 삼고초려를 뿌리치지 못하고, 스스로 험난한 도전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히딩크 감독}

"한국 선수들은 좋은 기계처럼 기술과 전술 면에서 섬세하게 조련될 것이다."

인기와 유명세, 한국 축구계의 오랜 병폐인 학연, 지연을 일체무시한 파격적 선수 선발. 그리고 한국 축구의 약점은 개인기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오랜 고정관념마저 이 이방인 감독은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히딩크 감독}

"문제는 체력이다. 강한 훈련과 휴식을 끝없이 반복한다. 고된 과정 속에서 강한 체력을 갖게 될 것이다."

전문가의 자존심을 건 그의 판단은 결국 한국 축구사의 획을 그었습니다.

평가전에서의 참패 속에 한때 오대영 감독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자유분방한 사생활까지 도마위에 올랐지만 그가 자신만의 설계도를 차근차근 그려가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혼자서 이겨내며, 그는 고국 기자에게만 그 심정을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의 사람들이 거칠게 비판할 때 나는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을 기다려왔다. 그들이 비웃어도 나는 반박하지 않는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들뜨게하는 한국 선수들의 순수함을 무엇보다 사랑한다는 히딩크. 우리에게 축구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이 황소고집의 네덜란드인을 한국인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