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독서열차, "잃어버린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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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지난 주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에 세계 최초의 독서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3천권의 책을 전동차 안에 비치해 승객들이 맘껏 읽게 한 것인데, 책을 훔쳐가는 책 도둑들이 많다고 합니다. 참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독서 열차에 타면 책 하나씩을 집어 들고 책읽기에 빠진 남녀 승객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지하철 공사와 출판문화협회가 독서 붐 조성을 위해 지난 4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독서열차에는 3천권의 다양한 책들이 비치돼 승객들이 마음껏 빼볼 수 있습니다.

{김혜진/ 경기도 분당}

" 많은 사람이 읽고 있어서 안 읽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구요, 좋은 것 같아요."

책을 보다가 신문 사이에 끼워 그대로 들고 내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본인의 책 뒤에 숨겨서 비치된 책을 가져가는 학생도 있습니다. 변명도 가지가집니다.

{시민}

"자다가 그냥 (들고) 나왔는데요. 저녁에 갖다놓을 건데요, 열차 또 오잖아요."

이렇게 첫날부터 한두권씩 없어지기 시작한 책은 일주일이 지나자 천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승객들이 하루 평균 3백권씩 집어간 것입니다.

{최홍순/출판문화협회 이사}

"얼마간 없어질거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예상보다 많이 없어졌어요."

{시민}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네요.우리 시민의식 다시 한번 제고해야겠어요"

결국 주최측은 한 달 뒤 분실분을 채워넣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바꿔 일주일만인 그제, 도장까지 찍은 천여권의 책을 긴급 보충해 어제부터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어제(12일)도 50여권의 책이 서가에서 사라졌고, 오늘 독서열차에 탄 시민들은 군데군데 빈 서가와 마주쳐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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