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베스트]3.15 마산 의거 희생자 묘 두세곳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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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묘지는 한 곳에만 만드는 것이 당연한 상식입니다. 그런데 4.19 혁명에 불을 당긴 3.15 마산 의거 주인공들의 묘소는 어처구니 없게도 두 세곳씩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동취재 2000, 표언구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해 일어난 3.15 마산의거. 당시 마산 중앙 부두에서 발견된 고등학교 1학년생 김주열 열사의 처참한 시신은 곧바로 4.19혁명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3.15 마산 의거 42주년을 맞아 마산시가 조성 중인 희생자 성역 공원을 찾아가봤습니다. 오는 5월 완공 예정인 성역 공원 한 가운데에 김주열 열사의 분묘가 있습니다. 분묘 앞에는 열사가 이곳에 잠들고 있음을 알리는 묘비 명까지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김 열사의 묘는 이곳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정부가 지난 95년 국립 묘지로 승격시킨 서울 4.19묘지와 김 열사의 고향인 전북 남원에도 묘지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묘지가 무려 세 곳이나 됩니다.

{이승관/성균관 예전위원장}

"하나뿐인 시신을 여러곳에 모신다는 것은 그분을 욕되게 하는것입니다."

김주열 열사의 묘지 뿐이 아닙니다. 나머지 3.15 의거 희생자 12분의 묘지도 현재 조성 중인 마산 성역 공원과 서울 4.19 국립묘지 두 곳에 모두 조성돼 있습니다.

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을까? 서울시는 지난 63년 3.15 희생자들의 묘역을 처음으로 4.19 묘지에 조성하면서 가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95년 4.19 묘지가 국립 묘지로 승격될 때 시신을 옮겼더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당시 관련 당국은 외관 치장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게다가 마산시까지 이번에 성역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확인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바람에 한 사람의 묘가 두 세곳씩이나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자}

"거기(서울)에도 있고 여기(마산)에도 있는 분들이 있던데요?"

{마산시 공원관리소장}

"국립묘지에 묘지가 있는 것은 모르고 우리는 흩어져 있던 묘지를 이곳에 이장한 거예요."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고인들의 뜻이 거꾸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묘지 단일화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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