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오늘(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우리 여성계는 최대 현안으로 호주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입법화까지는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남아있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10년전 이혼한 뒤 새가정을 꾸린 김모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떠나기로 한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어린 딸의 여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 친아버지의 동의서를 받아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김모씨/이혼 후 재혼}

"그 아빠를 이제와서 찾아가고 싶지 않아요. 보고 싶지 않아요."

남편과 사별한 뒤 재혼한 이모씨는 지금의 남편과 성이 다른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이모씨/사별후 재혼}

"내가 저 아이한테 고통을 주는구나 그렇게 생각되고 가슴이 아프죠."

취업을 앞두고 아버지와 성이 달라 고민하고 있는 한 여고생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합니다.

{재혼가정 자녀}

"(법개정이) 사회생활 하기전에 됐으면 좋겠고, 안되면 제가 결혼하기 전에라도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빨리 됐으면 좋겠다는 거죠."

모두 부계혈통 중심의 호주제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호주제는 국회의원의 87%가 폐지에 찬성한 가운데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영희/국회의원, 친양자법 발의}

"사회적인 가치 판단 또는 사회적, 문화적 관행을 바꿔가는 문제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호주제 개선요구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반대도 여전합니다. 그러나 여성계에서는 새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하는 친양자제 만이라도 하루빨리 법제화시켜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