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정.전학 대란 속 '우울한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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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일선 교육현장은 아직도 어수한하기만 합니다.

수도권 고등학교 재배정 파문과 전학대란, 그리고 공사장 수업. 이 모든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한 고등학교의 우울한 입학식을 서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시의 덕산고등학교 신축현장입니다. 입학식인 오늘(6일)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어지럽게 널린 건설자재들 사이로 공사장 근로자들만 분주하게 오고갑니다.

갈 곳 없는 신입생들은 근처 한 중학교를 빌어 입학식을 치러야 했습니다. 학교 건물이 마련되지 않아 기피학교로 눈총을 받더니 당초 배정된 5백4명가운데 남아있는 학생은 겨우 116명. 나머지 388명은 이미 다른 학교로 떠났습니다.

{김희연/학부모}

"애들도 즐거운 기분이 하나도 없어요. 봐요 다들 조용하잖아요."

{임채인/신입생}

"6개월만 다니고 전학갈려고 했는데...이제 그냥 다닐래요."

학교건물이 완공되려면 금년말까지 앞으로도 열달을 더 기다려야합니다.그 때까지 이 중학교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하지만 그나마 이곳도 아직 한창 공사중이어서 일주일 뒤에야 교실에 들어갈수 있습니다.

학생수가 크게 줄어들자 교사 12명도 다른 학교로 떠나게 돼 분위기는 더욱 무겁습니다.

{선생님}

"학생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남은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쳐 주길 바랄 뿐이죠."

입학식을 마친 학생들은 교실 대신 전세버스에 올랐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이상 정상수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학교측은 체험학습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포천의 한 휴양지로 떠났습니다.

신바람이 나야할 나들이학습이지만 버스 안엔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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