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요즘 아이를 자격증까지 갖춘 전문 보모에게 맡기는 부모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자칫 부모들 사이의 또 다른 조기 교육 과열로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집중취재, 진송민 기자입니다.
<기자>
맞벌이 주부 임재형씨는 5살배기 딸을 보모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보모가 딸을 단순히 돌봐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와 한글 같은 과목도 집에서 매일 가르칩니다.
자격증까지 갖춘 전문 보육 교사로 보육료가 한달에 백만원이나 됩니다.
{임재형/맞벌이 주부, 전문 보모 고용}
"좋긴 좋아요.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그렇지."
과거에는 극소수 부유층 집에서만 볼 수 있던 이같은 전문 보모가 일부 중산층으로 확산되면서 소개 업체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전문 보모와 부모들을 연결하는 소개 업체는 전국적으로 이미 백곳을 넘었습니다.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서 아이를 맡기고 싶은 부모가 신청하면 서너시간 안에 바로 보모를 보내주고, 사고에 대비해 거액의 상해보험에 들거나 자체 교육자료를 만들 정도로 기업화돼 있습니다.
보모들도 보육 교사나 초중고 교사 자격증을 갖춘 관련 분야 경력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육료가 어린이집에 보내는 비용의 대여섯배나 되지만 신청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백혜숙/전문 보모 소개업체 사장}
"하루에도 문의 전화가 25통 정도는 와요. 고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아이의 교육까지 시키고 싶어하세요."
문제는 이런 현상이 유치원생 조기교육 열풍처럼 자칫, 각 가정에서 사교육을 시작하는 나이를 지나치게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교육만을 강조할 때 생길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황혜신 교수/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영아들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놀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아들도 일대일 교육보다는 또래집단과 어울리게 해서 사회성을 키워줘야 합니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공보육 체계가 미비한 가운데 이젠 전문 보육도 사교육의 또 다른 형태로 변질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