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6살때 부모를 잃은 뒤 9년째 두 여동생을 보살피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초등학생 소녀가장이 있습니다.
나종하 기자입니다.
<기자>
경화네 세 자매는 고모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강원도 홍천에서 살던 경화가 엄마 아빠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6살이던 94년이었습니다. 경화의 부모는 농사일을 마치고 어린 경화의 재롱을 보러 귀가를 서두르다 차에 치어 함께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가난과 병에 시달리던 경화의 고모는 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고아원을 찾았지만 차마 맡길 수가 없었습니다.
{이경자/고모}
"고아원에 보낼라고 했었는데...형제가 헤치면 안되니 죽더라도 같이 죽자며 데리고 왔다."
항상 밝은 성격의 경화지만 동생들이 엄마 아빠 얘기를 해달라고 조를 때 서러움이 북받칩니다.
{이경화/금산 초등학교 5학년}
"힘들때 엄마 아빠 결혼식 사진을 봐요."
고모부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지만 큰아들의 사업부도로 얼마안되는 월급마저 압류당하고 있습니다. 다달이 면사무소에서 전해주는 생계보조금 45만원으로 다섯식구가 간신히 버텨가고 있습니다.
한창 귀여움을 받아야 할 나이, 하지만 한시도 집안 살림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환갑을 넘긴 고모는 당뇨와 관절염으로 거동조차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경화}
"아무리 힘들어도 동생들과 함께 잘 할거예요."
장래 희망이 여자 경찰관인 경화와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둘째 기화, 그리고 개구장이 막내 기언이. 꿋꿋하게 커가는 춘천 세 자매의 모습과 함께 희망찬 미래도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