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지난 83년 한 사병이 북한으로 넘어가려 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다 숨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군 당국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발표했지만,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우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5공 초기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강제 징집됐던 이윤성씨. 이씨는 제대를 8일 남겨놓고 한 보안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군 당국은 이 씨가 불온 전단 소지와 월북기도 혐의로 보안부대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자책감을 못이겨 자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추적팀이 당시 수사관들을 만나본 결과 군 당국의 발표와 다른 증언이 나왔습니다.
운동권 출신 사병에 대한 특별 정훈교육 이른바 ´녹화사업´ 대상으로 보안부대에 소환됐다는 것입니다.
{박모씨/당시 이윤성씨 담당수사관}
"내가 조사한 것은 순화(녹화)사업이지 걔(이윤성)를 월북기도로 조사한 사실 없어요."
유족들의 진정으로 조사를 벌인 의문사진상 규명위원회도 오늘(21일) SBS의 취재 내용을 사실로 확인했습니다.
{황인성 사무국장/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담당수사관들이 연행 목적이 불온문서 때문이 아니라 녹화사업과 관련됐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씨의 관물함에서 불온전단을 발견했다는 부대원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는 군 당국의 발표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당시 관련자들을 상대로 진실 규명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