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값 하락에 ´농사 포기´ 농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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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요즘 경기도 일대 농촌에서는 새 것이나 다름없는 각종 농기계가 중고 시장에 무더기로 팔려 나오고 있습니다.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이 늘기 때문인데 사태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박진호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품질 좋은 쌀로 유명한 경기도 여주군의 한 농기계 대리점입니다. 트랙터와 콤바인, 이앙기같이 농사에 필수적인 기계들이 가득 진열돼 있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중고품입니다.

지난해 추수를 끝으로 농사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포기한 농가에서 내다 판 것들로 벼 이삭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중고 농기계들은 대부분 성능에 전혀 하자가 없는 것들이지만 최근에는 사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팔려나오는 중고 농기계가 지난해보다 무려 40%나 늘어나면서 값도 대당 최고 2백만원까지 폭락했습니다.

{김성섭/LG농기계 대리점 사장}

"실수요자 판매가 안되면 다른데 해외수출 방안이라도 찾아봐야 되는데 수출 방안도 뚜렷한 게 없고..."

경기도 일대에서 이런 농사 포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추수가 끝난 뒤 부터. 쌀값이 계속 하락한데다 지난해 말 중국의 WTO가입으로 값싼 중국쌀 수입이 현실화 된 것이 원인입니다.

{박종열/전업농 여주군연합회장}

"중국쌀이 여주, 이천쌀보다 더 품질이 좋은게 관세를 물어도 3만원에 도착하니까, 우리가 가격 경쟁력도 없고 쌀 농업에 희망이 없어서 이농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오래된 농기계를 아예 그냥 버리는 사례까지 나타나 품질로 시장 개방에 맞서보자던 다른 농민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신철국/65, 농민, 경기도 이천시}

"벼농사를 당장 바꾸기도 지역 특상상 어렵고 근심만 많은 거죠."

이런 현상은 당장 올 봄부터 벼농사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자유무역의 세계적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 뿐이어서 농촌에 희망을 주기위한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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