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으로 임진강 건너 설 망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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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매년 설이면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며 눈물의 차례상을 올리던 실향민들, 올해는 52년 만에 처음으로 임진강을 건너 개성이 지척인 곳에서 망배를 올렸습니다.

보도에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일찌감치 차례를 마친 실향민들이 설레임속에 열차에 오릅니다.

{오승희(74)/경기도 고양시 금촌리}

"애들보고 세배도 빨리하라고 그러고. 차 늦지 않으려고 차 타자마자 가슴이 눈물이.."

차창 밖의 겨울 들녘은 어느새 기억 속에 가물거리는 북녘의 고향산천으로 바뀝니다. 열차는 문산역과 임진강역을 지나 내친김에 자유의 철교까지 건넙니다.

경의선 운행 중단, 52년 만입니다. 1시간 반을 달려 열차가 멈춰선 곳은 경의선 남측 구간의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 역 광장에 마련된 망배경모제에는 6백여명의 실향민이 참석해 망향의 설움을 달랬습니다.

{이홍근(83)/서울 번동}

"다른 식구들도 보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어머니가 제일....나 떠나 올 때 제일 마음이 시렸죠"

준비해 온 포와 과일등으로 조촐한 차례상을 차리던 실향민 형제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강형배(72)/경기도 분당시 야탑동}

"여기 돌아가면 보여요. 여기 돌아가다 보면 개성군..바로 여기..도라산 올라 오면 다 뵙니다. "

실향민들은 경의선 철로에 놓일 침목에 통일의 염원을 빼곡이 적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실향민들은 도라산역을 떠나며 이 열차가 분단선을 넘어 고향인 북녘땅까지 내달릴 날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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