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한 17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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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선행은 숨기려고 해도 결국 알려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17년째 남모르게 사랑을 실천해 오다가 오늘(5일)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 기획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에서 자동차 부품상회를 하고있는 57살의 여 암길씨.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돌봐온지 벌써 17년째입니다.

지난 85년 부친의 사망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된 여고생의 딱한 얘기를 듣고 부터입니다. 그 학생에게 매달 30만원씩 부쳐주고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까지 대줬습니다.

{여암길씨/대구 비산동}

"저 자신도 사업을 하다보니 남에게 많은 도움 안 받았았겠어요"

이렇게 도움을 준 학생이 지난 17년간 35명입니다. 지원한 돈도 1억 5천만원이 넘습니다.

{여암길씨}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도와주지 못한게 더 쑥쓰러울 따름입니다."

IMF 사태로 어렵던 시절에도 학비만은 잊지 않고 챙겼습니다. 여씨의 바람은 하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커서 어려운 이를 도우라는 것입니다.

{여암길씨}

"네가 성장했을때 내가 이세상에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데, 너희들도 사회에 환원을 해라. 이게 제 철학입니다."

여씨가 학생들을 돕는다는 사실은 직원들도 몰랐습니다.

{정미자/부품상회직원}

"몰랐어요. 남모르게 하셨나보네요"

학비를 지원했던 학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아버님, 고맙니다" 라고 편지를 보냈을 때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함 모씨/사시 합격자}

"제가 힘들때 격려해 주시고 믿어주신게 너무 고맙습니다."

여씨는 또 명절마다 알리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보냈습니다. 얼굴없는 천사를 알려달라는 주민들의 성화로 여씨의 선행은 오늘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박수로 그동안의 고마움에 보답했습니다. 이웃과 함께 한 17년의 사랑이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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