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청년 실업자의 24시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사상 최악의 실업난 속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습니다.

홍순준 기자가 청년 실업자의 하루를 짚어 봤습니다.

<기자>

새벽 공기를 가르는 거친 숨소리..

{이병일/취업재수생}

"졸업한지 꽤 오래돼 좀 게을러진다 싶었거든요. 학교도 안 가고..그래서 학교도 다니고 계속 운동하고 있어요."

지난해 2월, 명문대를 졸업한 27살 이병일씨. 2년여동안 10여군데에 입사원서를 내 봤지만 번번히 고배만 마셨습니다.

생활비를 아끼며 취업 정보를 얻으려다 보니 언젠가부터 이미 졸업한 학교를 찾는게 일상화 됐습니다.

"사원 모집이 많이 났나요?"

"요즘에는 한 두개 밖에 안 나는 것 같아요. 명문대란 생각이 있어서요. 아무데나 갈 수가 없어요.참 내년까지 해야할지 심란하네요."

시골집을 떠나온지 8년, 어려운 살림에 서울까지 왔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실업자 대열에 서고 말았습니다.

대규모 실업난의 직격탄을 맞은 최근 2년동안의 대학 졸업생들.

"저주받은 학번이라고 주위에서들 그러니깐.. 와, 우리가 정말 저주받았나."

상담실을 찾아 답답한 마음이라도 풀어 보고 싶습니다.

{면접상담자}

"눈을 똑바로 보고, 아니면 코를 보라구요..."

농사짓는 부모님이 어렵게 만들어 보내주신 30여만원. 한 달을 버티기에 많지 않은 돈이다 보니 의례 학교 구내식당 단골이 돼버렸습니다.

"아침은 거의 거르고요. 점심하고 저녁은 여기서 해요. 싸니깐...맛이요? 맛으로 먹나요? 그냥 먹죠."

해가 지고 학교를 나서는 이씨의 어깨는 무겁기 그지 없습니다.

한평이 채 안되는 고시원 쪽방, 불편하기 이를데 없지만 월 13만원이란 싼 값에 군말없이 선택한 그만의 공간입니다.

"면접하면 입으려고 산건데..먼지만 쌓이네요."

부모님과의 전화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언제나 보란듯이 직장을 잡을 수 있을까?

"취업문이 저 달만큼 조그만 것 같아요."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