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된 재활용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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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일선 학교에 음식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재활용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한두푼 들여 설치한 시설도 아닌데 지금은 고철덩어리가 된 채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최희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한 초등학교의 교사 뒤편에 있는 창고입니다. 음식 쓰레기 재활용 기계가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방치돼있습니다.

음식물 투입구를 열자, 악취가 진동합니다. 이 기계는 2년전 구청의 지원을 받아 천 5백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모 초등학교 기계사}

"자체적으로 발효가 잘 안 된다는 겁니다."

{기자}

"고장도 자주 나죠?"

{모 초등학교 기계사}

"고장 자주 나죠."

또 다른 한 초등학교, 이곳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기계가 교사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이렇게 아예 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계의 전원까지 끊어놨습니다.

한달 전기료만 10만원이 넘게 나오는데다 소음과 악취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직원들은 고개를 내젓습니다.

{모 초등학교 서무과 직원}

몹시 시끄럽고 냄새가 고약하게 나고 있어요."

이렇게 애물단지같은 기계를 설치한 학교는 서울시내에서만 자그마치 234군데. 지난 97년에 개정된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오는 2005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비료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대에 천5백만원 꼴이니까 모두 35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이 기계를 제대로 쓰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관할 구청과 교육청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박진순/동작구청 재활용팀장}

"영세한 업체에서 납품한 것이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A를 하려고 할 때 그 업체가 부도로 수리를 못 하는 경우가 발생되었습니다."

철저한 준비없이 서둘러 시행한 환경정책으로 돈은 돈대로 들고, 고철덩어리만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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