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야생식물 꽃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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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지리산 노고단이 10년만에 다시 일반인에게 공개됐습니다.

아직 완전히 복원된 상태는 아니지만 희귀야생식물의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노고단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었습니다.

노흥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발 천5백 7미터 지리산 노고단 정상입니다. 등산객의 발길을 막았던 이 곳엔 말라버린 생명을 간신히 추스린 30여종의 야생식물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노고단 고개를 분홍으로 물들인 이질풀. 큰 키를 자랑하듯 우뚝 솟은 원추리. 가냘픈 꽃봉오리를 줄줄이 매단 층층잔대. 지리산에만 자라는 지리터리풀.

멧새를 비롯한 각종 조류와 곤충류도 노고단의 생기를 돋우고 있습니다.

노고단을 찾은 탐방객들은 처음 보는 야생화가 신기한 듯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꽃이름 외우기에 신바람이 났습니다.

(정유진/광주광역시 화정3동)

"산오이풀, 층층잔대, 둥근 이질풀,."

(최현옥/광주광역시 화정3동)

"지리산의 특색있는 꽃이 많아서 참 기분이 좋고 얘들한테는 너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운무 사이로 내비치는 섬진강은 노고단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절경입니다.

(정철준/광주광역시 운암동)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데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어요."

노고단은 군사시설보호지역에서 풀려 일반인 출입이 허용됐던 지난 87년부터 90년까지 불과 4년만에 지반을 드러낼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그 대가로 지난 91년 1월부터 올해 7월말까지 10년동안 노고단에 자물쇠가 채워졌고 복원을 위해 막대한 예산도 투입됐습니다.

볼썽 사납게 훼손됐던 통로와 정상 부근에는 이제서야 여린 새살이 돋아 났습니다. 황폐했던 옛모습이 사라진 노고단 정상에는 키 작은 야생화들이 꽃 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이제 겨우 자연복원이 시작된 단계에 불과합니다.

(오구균 교수/호남대 환경조경학과)

"현재 노고단의 상태는 훼손지역 주변의 초원생태계를 목표로 토양개량을 하고 주변의 식물을 뜯어다가 이식공법을 해서 일종의 성형수술을 해 놓은 상태죠. 이것이 완전히 아무는데는 몇 십년 간다는 것입니다."

하루 네 차례씩 예약 탐방객 4백명에 한해 노고단을 공개하는 참뜻도 환경보호의 교훈을 삼자는 것입니다.

(문광선 자연해설원/지리산관리사무소)

"개방목적은 복원과정을 탐방객들이 보시면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교육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다시 숨쉬는 지리산 노고단의 아름다운 경관은 한 번 훼손된 자연을 되찾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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