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 "731부대를 기억하라"


<8뉴스>

<앵커>

마루타 실험으로 잘 알려진 일본군의 생체실험 만행 유물들이 지난 3년 동안 조금씩 수집돼 마침내 박물관 건립을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사재를 털어가며 유물을 수집한 한 기업인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테마기획, 박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2차 대전 당시 산 사람을 대상으로 세균실험을 벌였던 일본군 731부대.

무려 3천여명이 생체 실험에 희생됐고, 만주의 우리 독립투사와 동포들도 3백명 가까이 끔찍하게 희생된 것으로 추정돼왔습니다.

일본은 패전 직전 731부대시설과 자료를 대부분 파괴해버렸고, 그나마 남은 흔적들은 중국법에 의해 외부 반출이 금지돼왔습니다.

무역 사업가인 48살 김창권씨는 3년 전부터 중국을 오가며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기록과 유물들을 하나 하나 모아왔습니다.

온몸을 묶고 산 채로 잔인한 실험을 벌인 형틀과 고통이 배여있는 찢어진 죄수복, 생체실험에 희생된 마루타 명단 등 희귀자료 6백여점을 사들여 전시회를 벌여왔습니다.

지난 98년 중국 하얼삔에 갔다가 이곳에서 희생된 우리동포의 사진과 흔적을 우연히 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김창권(48)/사업가}

"과연 지금 생각할 때는 참 지금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수치스럽고 그분들의 혼이 좀 후회스럽지 않겠느냐, 지금 현재 우리 땅이. 그래서 부분에 대해서 느낌이 컸습니다."

김씨가 이들 자료들을 수집해 들여오는데 들인 비용은 7억원이 넘습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가 심해 어려움도 많았지만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작은 박물관을 만들수 있을 만큼이 모였습니다.

충남 아산시의 도움으로 다음 달부터 아산에 731부대 시설을 재연한 세트를 세워 당시의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고, 영화 촬영이 끝나는 내년 8월에는 세트를 활용해 박물관이 생기게 됐습니다.

{김창권}

"역사왜곡에 대한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산 증거를 전시물에 대한 홍보물로써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부분이 전시화된 데 대해 정말로 감개가 무량하고..."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직 생존한 731 부대 출신들이 친목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는 소문에 충격을 받았다는 김창권씨.

반인륜적 만행의 진상을 반드시 밝혀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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